집밥이 먹고 싶다. 집밥이 그립다. 엄마 아빠의 사랑이 담긴 음식을 배 터지도록 그리웠던 만큼 한입 가득 우걱우걱 씹고 싶다.
건강한 재료들로만 손수 차려주신 메뉴를 계속 되뇌어본다. 집만 가면 그렇게 장이 편안할 수가 없었다. 직접 기른 쌈 채소와 강된장에, 곤드레나물에, 강황 밥을 쓱쓱 비벼 먹고 싶다. 오랜만에 아빠가 해주시는 오리고기, 불고기, 육회도 먹고 싶다. 짜장면을 직접 수타면으로 만들어 주시고, 치킨도 직접 기름에 튀겨서 해 주시던, 나의 부모님의 마음이 담긴 음식을 위장이 허락하는 한 최대치로 먹어보고 싶다.
가족들을 위해 쏟아부은 시간과 정성을 뒤로한 채 아침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투정 부리던 지난날들이 후회된다.
그리워하는 김에 엄마께 카톡을 보냈다. 무생채와 강된장 이야기를 했다. 바로 일요일에 가져가라 하신다. 일요일에 아빠가 낚시하러 다녀오시니 회 먹으러 오라고 덧붙이신다. 언니는 예비 형부랑 오기로 했으니 너도 올 수 있으면 오라고. 그러면서 쿨하게 네 맘대로 하라 하신다. 괜히 부담을 주고 싶지 않으신가 보다. 엄마 아빠처럼 아직은 요리도 잘하지 못하고 나 한 끼 챙겨 먹기 바쁘지만, 언젠간 나도 가족들에게 따듯하고 건강한 밥을 대접하고 싶다. 음식과 살림, 건강에 관심이 생기는 거보니 이제야 사람답게 살라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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