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강릉 여행

mercysky 2021. 4. 12. 00:15

1월 마지막 날.

독서모임을 함께 했던 동료들과 코로나 상황이 급격하게 안 좋아져서 6개월 정도를 못 만났었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바람을 좀 쐬고 싶어서 우리는 급하게 강릉으로 떠났다.
동해는 얼마 만인지, 아주 파랗고 깊은 바닷속을 가늠하며 나는 수평선 끝에서 또 다른 게 보이진 않을까 하고 뚫어지게 먼 곳만 바라본다.

가보고 싶었던 강릉의 고래 서점과 작은 독립 서점이 있었는데 작은 독립 서점은 아쉽게도 문을 닫았었다. 바로 고래서점으로 이동했다. 가지런히 진열된 책들과 우아하고 현대적인 검은 계열의 실내장식은 유독 더 하얀 종이책을 돋보이게 했다.


우리는 유명한 강릉 초당마을 맛집을 포기하고 한적한 곳으로 가서 식사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다들 입이 까다롭지가 않아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당일치기로 다녀온 여행인데 동선을 잘 짜서 시간적으로도 여유 있으면서 꽉 찬 하루를 보냈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이 코로나로 인해 많이 달라져 있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오늘만큼은 마음의 거리는 좁혀진 기분이 든다. 다들 마음씨도 따듯하고 좋은 분들이라 여행하는 내내 편안하고 평화로웠던 기억이 크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 나를 참게 하는 사람들과는 역시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로 인해 불필요한 만남은 줄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된 부분도 있다. 결국 일어나버린 일들을 계속 곱씹으며 불평불만을 쏟아내기에는 1년이란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이제는 이 바이러스로 바뀐 세상의 모습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일상을 생산해내야만 한다.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도 개인 스스로가 조심하고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수밖에 없다. 동시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