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개울 같은 마음
무례한 사람 때문에 나의 기분 좋은 하루를 망치지 말겠다고 다짐한다. 일정 부분에서 서비스직은 고객에게 친절을 팔아 이익을 취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연유에서 그 직원은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하는 질문들은 무시한 채 자기가 해야 할 말들만 툭툭 꺼내놓는다. 그래, 저마다 다 사는 방식이 다를 테니 거기까진 그러려니 했다. 나의 기분 상함의 발단은 그 직원이 계좌번호가 적힌 종이를 두 손으로 줄 의무는 없지만 최소한 데스크 앞에 소리 나게 던져놓는 건 좀 무례하지 않은가에 대한 생각에서 부 터다. 나 역시 기분이 상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고 그 곳을 빠져나와 나는 왜 기분이 나빴는지 스스로를 돌아봤다. 다른 이의 행동으로 내 기분이 상하는 게 시간이 아까워서다. 그렇다고 혼자 삭히거나 마냥 참아도 오래 분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직업을 떠나 최소한 사람 간의 예의라는 게 있기 마련인데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어도 내가 이해해야 넘어가는 상황이라니. 요즘은 갑질 문화 근절이라고 인권 캠페인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것 역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너무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지 말자는 취지다. 이것은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상호 간 지켜야 하는 약속이자 의무다.
아무튼 간 혼자만의 짧은 해프닝이었지만 나도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한 적이 있는지 반성한다. 누군가 개울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크게 일 테지만 바다에 돌을 던지면 미동도 없는 것처럼 내 마음이 좀 더 컸더라면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