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기록

#1. 42 가만히

mercysky 2021. 9. 11. 19:40

이미 충만한 것은 찾지 않는다. 사랑이 충만할 때 사랑의 의미를 찾지 않듯이, 배가 부를 때 음식을 찾지 않듯이. 나는 나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찾는다. 나의 이 권태로움이 내게 원망이라는 두 글자도 조금씩 지워나가고 있다. 원하는 것도 딱히 없고 불평할 것도 딱히 없다. 불순물이 다 가라앉도록 그저 가만히 있어 보려 한다. 당분간 어떤 목적을 위해 애쓰지 않을 것이다. 산과 바다와 하늘을 보듯 그냥 그렇게, 힘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