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기록

#1. 30 결핍은 추진력은 강하나 그 방향성이 불안하다

mercysky 2021. 8. 30. 23:55

오늘 새벽, 김창옥 강사의 강의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자신을 너무나 잘 들여다보아 이제는 관조하는 태도로 자신에 대해 의연하게 말하기까지 얼마나 고뇌했을까 하고는 그 과정이 정말 멋져 보였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보다 결핍이 추진력이 강하나 그 방향성이 불안하다는 이야기였다. 결핍을 동력 삼아 나아가려 했던 지난날들을 돌이켜보며 나는 그 이야기 속에 나 자신을 투영시켰다. 결핍은 나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했지만 꾸준하게 가지 못했고 일정 거리 이상부터는 제 힘을 서서히 잃으며 흔들렸다. 그러면 또 다른 결핍을 찾거나 만들어내서라도 나는 나아가야만 했다. 그것이야말로 나 자신에게 건 기대를 충족시키고 내 주위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서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데, 사실 방향성이 불안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다 알아서 해결되겠지 하고, 시간에게 너무 많은 짐을 맡겨버렸다. 피하면 피할수록 동력을 잃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거듭될수록 내 안의 사랑이라는 녀석은 작아졌다. 악순환이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늘 사랑이었는데 내 안에 있는 사랑이 점점 작아지니 거울에 비친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문득 7월 달력에 쓰여 있는 글귀를 다시금 읽어 보았다.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나의 적이 된다.’ 나에 대한 사랑이 작아진 요즘, 나의 결핍과 사랑의 본질을 발견하려 스스로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영화도 보고, 강의도 듣고, 상담도 받고,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언젠가는 나도 김창옥 강사처럼 대수롭지 않게, 당연하듯 있는 그대로의 나를 꺼내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20대 후반에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사실을 발견하셨다는데 나도 어렴풋하게 알 것도 같았다. 나를 지독히도 따라다니며 괴롭히던 그 형체가 무엇인지 마음에서 요즘 자꾸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 좋은 것 많이 보고, 좋은 거 많이 먹고, 좋은 글 많이 읽고, 좋은 환경에 자주 나를 노출시켜줘야겠다. 사랑이라는 녀석이 언제 어디서 내게 다시 신호를 보낼지 모르니까.